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 나오는 수프와 마찬가지로 경제는 너무 뜨거워도 문제고 차가워도 문제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은 둘 다 경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된다. 일부 포퓰리스트 정치인은 물가 상승률이 3~4퍼센트로 높게 유지되길 바라지만, 대다수 경제학자는 연 2퍼센트의 적절한 물가 상승률을 유지하라고 권고한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까?
첫 번째로 할 일은 그 나라의 현재 물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물가 수준을 파악할 때 주로 사용하는 방식은 평범한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물건과 서비스를 골라 바스켓에 담은 뒤 이 바스켓에 들어 있는 상품의 가격을 살펴보는 것이다. 바스켓에 포함되는 품목은 나라마다 달라서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는 60퍼센트 이상이 식품인 나라도 있다. 중국의 경우 식품 비중이 30퍼센트, 미국이나 서유럽 국가의 경우에는 고작 10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데, 이는 이들 국가의 평균적인 가정에서 식품보다는 다른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는 데 돈을 더 많이 쓰기 때문이다. 이는 개발도상국일수록 식품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률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미국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는 주로 소비자물가지수를 사용해 물가 상승률을 계산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우유, 집세, 이발 비용 등 매우 다양한 물건 및 서비스의 가격을 반영해 정해지며, 연금이나 사회보장 급여 같은 고정소득 지급액을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조정할 때 사용된다. 지급액 조정은 연금과 사회보장 급여로 대부분의 생활비를 충당하는 저소득 가정에게 매우 중요하다.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을 경우 오랫동안 물가가 오르면, 고정소득의 가치가 아예 사라져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일대학교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제임스 토빈은 임금과 사회보장 급여를 비롯한 모든 가격이 적절히 조정될 경우 물가 상승은 경제에 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토빈의 이론에 따르면 물가 상승으로 인해 발생하는 주요 비용은 구두창 비용뿐이다. 구두창 비용이란 물가가 오르면서 월급이 많아진 소비자가 돈을 더 찾기 위해 현금 인출기를 자주 이용하느라 구두창이 더 빨리 닳아서 발생하는 비용이다.
하지만 초인플레이션의 혼란 속에서 물가에 맞춰 임금을 올리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통제를 벗어난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안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경제 위기는 상위 1퍼센트부터 극빈층까지 사실상 모든 사람에게 타격을 준다. 하지만 가장 고통받는 이들은 취약계층이다. 빵 한 덩이 가격이 한 달 치 최저임금을 넘어서자, 베네수엘라의 빈곤층은 경제 위기의 가장 잔인한 얼굴인 기아에 직면했다. 수백만 명의 경제 난민이 국경을 넘어 콜롬비아나 브라질로 향했다.
독일,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지금껏 많은 나라가 초인플레이션의 피해를 입었다. 심지어 원나라 시절의 중국 또한 지폐가 너무 많이 유통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에 빠진 경험이 있다. 1923년, 전후 독일 바이마르공화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정부가 500억 마르크짜리 우표를 발행하고 간단한 생필품을 사기 위해 수레 가득 돈을 싣고 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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