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고려를 쥐락펴락해 온 최충헌이 숨을 거두자, 권력은 그의 아들인 최우의 손에 쥐어졌다. 최우는 부친인 최충헌에게서 물려받은 다량의 금은보화를 고종에게 바치는 한편, 부친이 부당하게 차지한 땅도 본래 주인들에게 돌려주었다. 그리고 토색질을 일삼던 지방관들을 적발해 처벌하기도 했다. 이렇듯 최우는 일련의 참신한 정책으로 인심을 얻었으나, 자신의 부친처럼 세도를 즐기고 사치를 좋아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의 통치에 걸림돌이 되는 세력에 대해서는 무자비한 숙청을 주저하지 않았다. 당시 최우의 권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 주는 일화들이 있다. 고종 13년(1226)에 최우가 발에 종기가 나서 앓게 되었다. 그때 고위직에서 말단까지 모든 관리들이 최우의 완쾌를 비는 재를 올리면서 소지를 불사르는 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