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2년 7월 무너진 고려의 사직 위에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는 전 왕조의 주인인 왕씨들을 따로따로 귀양 보냈다가 한 배에 태워 바다에서 수장시키는 잔혹함을 보였다. 또한 경기도 광덕산 계곡의 두문동 마을에 은거한 고려의 유신들을 끌어내기 위해 마을에 불을 질렀다가 모두 타 죽게 하는 과오도 저질렀다. 이런 잔혹한 처사 때문에 명나라 태조가 사문사를 보내 진상을 알아 오도록 했을 때, 조선 조정에서는 대책 마련을 위해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고려와 악연을 쌓은 태조는 개경을 벗어나 새로운 도읍지를 물색했다. 처음에는 한양을 새 도읍으로 정하고 그곳의 궁실을 수리하는 등천도 준비를 했으나, 만만치 않은 반대에 부딪히면서 중단되었다. 그러다 천도론이 다시 제기되면서 도읍으로 정해진 곳은 한양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