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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환율에 개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주사랑 2020. 11. 26. 14:42

"국가가 환율에 개입하는 이유"

 

 

 

 

종종 국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 자국 통화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올리거나 내릴 때가 있다. 정부는 특정 화폐를 대량으로 팔거나 사들임으로써 화폐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1세기 초 100개가 넘는 국가가 다양한 방법으로 환율에 개입했다. 하지만 환율 조작 사실을 드러내놓고 인정한 국가는 많지 않다. 공개적으로 환율에 개입하는 국가는 대부분 자국 통화의 가치를 다른 통화에 연동하는 페그제를 채택한 국가들이다.

 

 

 

 

 

예를 들어 중서부 아프리카 14개국이 소속된 아프리카재정공동체는 이들이 발행하는 CFA 프랑의 가격을 유로로 연동하는 페그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홍콩, 아랍에미리트, 여러 카리브해 국가에서는 달러 페그제를 시행 중이다. 영국, 유로존, 미국 등 선진국이 주로 사용하는 자유변동환율제를 '클린플로트'라고 부르는데 이에 빗대 페그제를 '더티플로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환율 조작은 자국 통화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행해진다. 자국 통화의 가치가 높으면 수입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으므로 물가 상승 폭이 적고, 개인이 해외여행을 가거나 기업이 외국 자산을 구입하는 데 유리하다. 자국 통화 가치가 높을 때의 단점은 수출이 줄어들면서 실업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각국 정부는 통화 가치가 너무 오르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하지만 정부가 국제 시장에서 오르내리는 자국 통화의 가격을 언제나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국, 아르헨티나, 태국을 비롯한 여러나라의 통화 가치 폭락 사태가 보여주듯, 투기 자본은 외환시장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정부가 투기 세력과의 싸움에서 종종 패하는 이유는 통화 가치가 하락할 때 정부가 안정을 되찾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국채를 팔기 위해 이자율을 높이면, 경기가 침체되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오히려 겁먹고 도망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세계 경제 내에 그 나라 통화를 가진 집단이 너무 많기 때문에 통화가치를 조절하려는 중앙은행의 노력이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달러 준비금의 약 80퍼센트는 유럽, 캐나다, 미국 같은 선진국 중앙은행이 아니라 대만, 중국, 페르시아만 산유국 같은 신흥국의 중앙은행에 보관되어 있다. 이들 국가의 중앙은행은 수출로 벌어들인 막대한 돈을 미국 국채를 비롯한 달러 표시 유가증권에 투자한다.

 

 

 

 

2010년대 말 신흥국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액은 6조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이 변동이 심한 자국 화폐 가치가 요동치는 것을 막거나 환율에 개입하기 위해 쓸 수 있는 돈도 그만큼 많아진 셈이다. 이들은 공급이 늘면 통화 가치가 오르고 공급이 줄면 통화 가치가 내린다는 사실을 이용해, 공개시장에서 특정 국가의 통화를 대량으로 사들이거나 팔아치워 환율을 조작한다.